태평양 쓰레기섬의 과학적 실체
바다 위에 ‘섬’처럼 떠 있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이름은 ‘태평양 쓰레기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하지만 실제로는 영화 속처럼 땅 위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섬이 아니라, 바다 한가운데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플라스틱과 각종 부유 쓰레기들의 집합체입니다.
1. 태평양 쓰레기섬은 어디에 있을까?
태평양 쓰레기섬은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 북태평양의 해류가 모이는 지역에 위치합니다.
이곳은 ‘북태평양 환류(North Pacific Gyre)’라 불리는 해류 순환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이 순환 해류는 바닷물과 함께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한곳으로 몰아넣어, 수십 년에 걸쳐 ‘쓰레기 고밀도 구역’을 형성했습니다.
2. 크기와 규모
과학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태평양 쓰레기섬의 면적은 한반도의 15배, 혹은 프랑스의 3배에 달합니다.
무게로 따지면 약 8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떠다니고 있으며, 그 수는 1조 개 이상의 조각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중 대부분은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마이크로플라스틱입니다.
3.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 마이크로플라스틱
태평양 쓰레기섬을 실제로 방문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눈에 띄는 큰 쓰레기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오염원이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 입자이기 때문입니다.
파도, 자외선, 미생물 작용에 의해 큰 플라스틱이 점점 잘게 부서지면서 미세한 입자가 되고, 이들은 해양 생물의 먹이사슬에 직접 들어갑니다.
물고기, 조개, 플랑크톤이 이를 먹고, 결국 인간의 식탁까지 오염이 이어지는 것이죠.
4.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태평양 쓰레기섬은 단순한 미관 문제를 넘어 심각한 생태계 위협을 초래합니다.
- 해양 동물의 질식과 기아: 거북, 물개, 해조류 등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거나, 그물에 걸려 죽는 사례가 많습니다.
- 독성 물질 축적: 플라스틱에는 비스페놀 A(BPA), 프탈레이트 등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생물 체내에 농축됩니다.
- 서식지 교란: 쓰레기에 붙어 이동하는 외래종이 다른 바다로 퍼져 생태 균형을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5. 왜 사라지지 않는가?
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립니다.
해류 중심부에 모인 쓰레기는 파도와 바람이 약해 쉽게 흩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육지에서 유입되는 쓰레기가 더해져 크기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6. 해결을 위한 노력
국제 해양 환경 단체와 과학자들은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각국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한, 해안 정화 활동, 폐기물 관리 강화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육지에서의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무리
태평양 쓰레기섬은 바다 위의 ‘섬’이라기보다, 인류 소비문화가 만든 거대한 경고장입니다.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까지 포함하면, 그 영향은 이미 전 지구적이며, 우리의 건강과 미래 세대에까지 미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소비와 폐기물 최소화만이 이 거대한 문제를 줄이는 길입니다.